분명 일기예보에서는 눈 소식이 있었다. 몇 번이나 확인해 봐도 역시 비가 아닌 눈이 온다고 했다. 그래서 좋아했건만 눈은 개뿔 비가 오더라. 그럴 거면 핸드폰 주의보 문자는 왜 온 거냐고. 혹시나 했는데 말이다.
춘삼월에 눈 이라니
하긴 생각해보면 지금이 날짜가 삼월 중순이 지나가고 월말이 가까운 날이 아니겠나. 솔까 이런 날에 눈이 온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. 나도 핸드폰 일기예보를 보고 믿지 않았으니 두말하면 잔소리 아니냐.
한 달을 꽉 채우기에는 일주일 남짓 남겨두고 꽃샘추위가 또 오려나 했다. 눈이 온다기에.
그래도 결론은 눈이 아닌 비가 왔으니 아무것도 오지 않은걸 빼면 이 얼마나 다행인가. 덕분에 공기는 깨끗해지고 쫌 걸을만하지 않았나. 그래서 그것만으로 좋다.
비가 오기 시작한 건 새벽부터, 아니면 전날 오밤중 부터 오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. 여하튼 아침에 일어나서 베란다부터 들려오는 빗물통의 물 내려가는 소리가 났으니.
눈이 아니라서 좀 섭섭하긴 하지만 비도 괜찮다. 나야 워낙 비를 좋아하고 비 오는 것도 좋아하니까.
다만 그냥 눈이었다면 더 좋았을걸 하는 좀 섭섭한 맘이랄까? 그냥 그 정도이다. 그래도 비가 와서 좋다.
어디는 벌써 봄의 대표적인 꽃 ‘목련’이 피어난 곳도 있으니 이 얼마나 빠른가. 올망 졸망한 매화꽃도 살그머니 올라오는 것 같고, 개나리 이전에 그 자리를 먼저 차지하고 있던 영춘화는 벌써 만개해 그 예쁘고 아름다움을 자랑한다.
아마.. 이번 주말에 비가 오고 나면 훨씬 더 많은 봄꽃들이 피어나겠지.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구나.
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봄 꽃은 뭐가 있을까?
봄꽃 종류
- 개나리와 영춘화
- 목련
- 매화
- 벚꽃
- 흐드러진 산수유
이것 말고도 무척 많겠지?
사실 산과 들, 노지에 피는 꽃들을 보면 일 년 사계절의 흐름을 볼 수 있다. 시간이 어떻게 흐르고 계절이 어떻게 변하는지 자연스레 다가온다.
시기만 적절하다면 이 봄의 계절을 마음껏 보낼 수 있을 텐데 말이다. 예전엔 그래도 많이 돌아다니고 여행도 많이 갔었는데 좀 아쉽다.
아직은 망설여지고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.
아무리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병이지 않나. 아무렇지 않게 마스크 벗고 밖에서 뭔갈 먹기에는 이 작은 간덩이가 그리 녹록하게 여유를 주지 않는다.
결국은 비로 시작해서 늘 마무리는 역병으로 끝내는구나.
이런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오긴 올 테지?
햇수로 삼 년이 넘어가면서 지치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..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도 미세 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긴 했다만 그거랑 이건 다르잖아.
오늘 비 구경을 하며 좀 걷다가 뭐가 그리 당당한지 상판을 훌렁 까고 그냥 돌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길빵까지 하는 썩을 무개념 못 배워쳐먹은 종자 하나를 봤다. 어떤 거?
- 어금니 물어. 쌍판을 깐다.
- 개무시 가던 길을 간다.
- 속으로 욕을 한다.
- 욕지기가 올라온다.
하긴 어디 가나 남 생각하지 않고 지랄 떠는 인간들은 하나씩 있으니.. 그래도 다른 사람한테는 피해 주지 말아야지 썩을 인간아. 댁이야 폐암이 걸리든 말든 역병이 걸리든 말든 내 상관없다만 애꿎은 다른 사람은?
댁의 침이나 주둥이에서 나온 연기는 혼자 다 마셔서 처리하라고..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그냥 욕지기가 올라오는 것으로 끝냈다.
무슨 생각할까?
마치며..
눈이 온다기에 좋아했건만 그냥 봄비로 만족하고 비 구경 나갔다가 개념 없는 길빵 인간 마주치고.
여간 시끄러웠던 게 아니다. 뭐 사는 게 마음처럼 된다면야 벌써 우리나라는 하나가 됐겠지.
그래도 비가 오니 그동안 중궈에서 불어오던 미세먼지도 깨끗해지고 숨 쉴만한 날이다.
어찌 보면 파란 하늘이 당연한 것 같은데 왜 이리 당연한 것을 보는 건 힘이 들까.
평화로운 날이 어서 빨리 찾아오길 간절히 바라본다.
그렇게 되겠지?